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참사의 현장에 핀 사람의 도리”
세월호 민간 잠수사의 영화 ‘로그북’
‘로그북’은 참사의 현장에서 사람의 도리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기록영화다. 복진오 감독이 촬영하고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세월호 민간 잠수사들의 삶의 궤적들을 담고 있다.

‘로그북’은 참사의 현장에서 사람의 도리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기록영화다. 복진오 감독이 촬영하고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세월호 민간 잠수사들의 삶의 궤적들을 담고 있다.

민간 잠수사들은 참사 이후 깊은 물속으로부터 희생자들을 수습했던 사람들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이기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깊게 공감했다. 그래서 세월호 현장으로 달려갔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했다. 잠수사 수가 부족해 로테이션 간격이 짧았고, 그로 인해 제대로 감압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정부로부터 세월호 유가족 수습 작업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아쉽지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부족한 부분을 누군가 대신할 수 있다면, 괜찮았다. 그래서 진도 앞바다를 떠났다.

사진제공=복진오

그 뒤 민간 잠수사에게 찾아온 세월호참사 후유증은 참담했다. 너무 많이 바다에 뛰어든 탓에 뼈가 썩고 있었다. 밤이면 밤마다 참사 수습 현장에서 봤던 환영들이 그들을 괴롭혔다. 대부분의 잠수사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 몸이 아파 잠수사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 한 잠수사는 집안의 가장이다 보니 생계를 위해 야간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후배 잠수사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미어졌다.

그래도 영화 속 민간 잠수사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사람이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참사의 현장에서 사람의 도리를 한 사람들의 흔적이 꽃으로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진제공=복진오
사진제공=복진오

사회적참사 특조위 조사관들은 지난 6월 초 포스트 타워 18층에서 ‘로그북’을 단체 관람했다. 조사관들은 영화를 감상한 이후, 복진오 감독과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Q. 왜 작품을 만들었는가?
사진제공=복진오

현장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2014년 세월호참사 당시 언론을 통해선 현장의 진실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때 몇몇의 독립 pd들끼리 모였다. 우리는 “진도든, 안산이든, 팽목항이든 무조건 찍어놓자”라고 합의를 봤다. 찍어서 나중에 복기할 사람들, 나중에 기록이 필요할 사람들, 이 재난을 연구하시는 분들, 그리고 재난을 대비해야 하는 사람들한테 자료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제가 잠수를 할 줄 아니까, 당시 바지선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이 닿았다. 제가 민간 잠수사들에게 “자꾸 당신네들, 언딘 잠수사라고 욕먹는데,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면, 당신들 욕먹을 일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촬영 허가를 의뢰했다. 며칠 뒤 촬영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특별히 민간 잠수사를 찍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냥, 바지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기록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찍기 시작했다. 하루 일정, 경과, 매뉴얼 등을 기록하는 것이 생각이었다.

Q. 무슨 메시지를 담고 싶었는지.

어떤 의도를 갖고 촬영을 하진 않았다. 다만, 세월호참사로 고통받은 국민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서 조금이라도 ‘치유’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 참혹한 현장에서도,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면, 조금은 덜 허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위기 상황에서도 선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그 위로를 국민들과 나누고 싶다.



Q. 5년여 동안 민간 잠수사들과 함께 하셨는데, 느끼신 점이 있으신지?

인간의 ‘선의’(goodwill)를 봤어요. 민간 잠수사들은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한 거예요. 자기들도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니까, 세월호 유가족들의 불행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 유가족들의 눈물을 가슴으로 이해 한 거죠. 그러니까, 생명의 위협도 감수한 거죠. 제가 그들이 밤늦은 시간,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울컥했어요. 의도적으로 카메라로 일정 거리를 유지했어요. 그분들의 행위를 지켜주고,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말이죠.

사진제공=복진오

복진호영화감독

복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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