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피해자 관점 개정 논의 중

지난 11월 4일 국회에서「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개정안 쟁점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2017년 제정된 특별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다. 현행 특별법의 주요 문제점으로는 ①피해 구제의 범위를 결정하는 건강피해의 개념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정하고 있다는 점, ②건강피해를 인정받은 피해자와 그렇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차별적인 처우, ③피해자들의 증명책임 경감을 위한 ‘상당한 개연성’ 개념의 취지 일탈로 인한 피해자들의 입증 부담 가중, ④피해자에 대한 현실성 없는 지원 수준 등이 지적되고 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하 ‘사참위’)는 이러한 특별법의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하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상 권역별 설명회, 전국 규모 설명회를 통해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사참위는 또한 내부 실무 티이에프(T/F)팀을 구성, 가습기살균제 관련 전문가 의견 수렴 및 정부 정책에 대해 지속적인 현안점검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및 피해 구제에 관심이 쏟았던 국회의원들도 피해자와의 소통 및 관련 연구에 기초, 현행 특별법이 가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피해자들이 적정하게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근 발의된 특별법 개정안

최근 신창현 의원, 조배숙 의원, 전현희 의원, 정태옥 의원, 이정미 의원이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위 발의된 각 개정안들은 현행 특별법의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각 개정안에 함의된 피해 구제를 위한 지향점과 다양한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현행 특별법의 문제점에 따른 쟁점별로 각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건강 피해의 범위 확대

현행 특별법은 피해 구제를 위한 중요한 요건으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이하 건강 피해)’개념을 상정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건강피해는 가습기살균제 노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 질환을 의미하는데, 실제 가습기살균제로 인하여 입은 피해 질환이 특별법의 건강 피해 질환에 포함되어 있어야만 비로소 피해 구제를 위하여 구제급여 지원 및 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법 제4조)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행 특별법은 위와 같은 건강 피해 질환의 범위를 너무 좁게 인정(1·2단계 폐 질환, 천식, 태아 피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외의 질환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구제급여 및 손해배상책임 규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한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큰 맥락으로 분류할 때 ①건강 피해 질환을 한정적 열거 규정에서 벗어나 일반규정으로 정의하여 건강피해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신창현, 전현희, 정태옥, 이정미 의원안)과 ②현재의 질환 열거 형태를 유지하되, 구제 계정 지원 예정 질환 및 전신질환까지 건강피해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조배숙 의원안)이 제시되었다.

한편 개정안은 건강피해의 범위를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1차적으로 관련된 질환으로 국한하지 않고 수반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확대하였는데, ①(건강피해에서) 파생된 육체적·정신적 피해(조배숙, 정태옥 의원안)를 포함하는 방안과 ②후유증 및 후유의증 포함(전현희, 이정미 의원안)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내용
현행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3.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한 폐 질환과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를 말한다.
신창현 의원 3.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되어 발생 또는 악화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를 말한다.
조배숙 의원 3.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한 폐 질환과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로서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피해를 말한다.

  • 가. 폐 섬유화, 천식, 폐렴, 간질성 폐 질환, 독성간염, 폐기종 및 역학조사 등 관련 연구 결과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되어 환경부장관이 제7조에 따른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시하는 전신성 질환을 포함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 <신설>
  • 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산모의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유산·사산 및 출생아의 건강 이상 등의 피해 <신설>
  • 다. 가목 또는 나목으로 인하여 파생된 육체적·정신적 피해 <신설>
전현희 의원 3.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후유증 및 후유의증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정태옥 의원 3.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이로 인해 파생된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이정미 의원 3.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후유증 및 후유의증을 포함한다)를 말한다.

피해자 구분 폐지

특별법은 피해 구제를 행정적인 지원과 소송상의 손해배상으로 나누고, 그중 행정적 지원으로는 건강피해가 인정되는 피해자에 대한 ‘구제급여’와 건강피해가 인정되지 않는 피해자 중 환경부장관이 구제급여에 상당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지원되는 ‘구제 계정 지원(이하 구제 계정)’으로 구분된다.

제정 당시의 특별법은 건강피해를 인정받은 자만 피해자로 한정하고 있었으나, 2018. 8. 14. 특별법의 일부 개정으로 구제 계정을 받는 사람도 특별법상 피해자의 개념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나 현행 특별법상 구제 계정 피해자의 피해 질환은 건강피해 질환 범위에 미포함 되어, 여전히 건강 피해를 그 요건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법 제4조) 규정을 적용받지 못하거나 건강 피해 인정 증명서(시행령 제15조 제2항)를 발급받지 못하는 등 그 처우에 있어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위와 같이 현행 특별법은 앞서 살펴본 협소한 건강 피해 범위 문제 및 이후 살펴볼 피해자의 입증 부담 가중 문제와 맞물려 가습기살균제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음에도 동일한 피해자로서 처우 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①앞서 건강 피해 질환을 일반규정으로 정의 내림으로써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폭넓게 범위를 확대함과 동시에 피해자 구분 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신창현, 전현희, 정태옥, 이정미 의원안)이 제시되었고, 한편 ②나아가 ‘노출 의심자’개념을 도입하여 가습기살균제 구입자와 공동생활을 영위한 사람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조배숙 의원안).

한편, 이와 같은 피해자 구분의 폐지에 따라, 현행 특별법상 피해자의 구분에 기초하여 구제 급여-구제 계정으로 이원화되어 있던 지원체계를 일원화시키고, 통합기금 조성에 따른 지원체계를 제시하고 있다(모든 의원 공통).

피해자 증명책임의 경감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경우 피해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장기간에 걸쳐 피해가 누적되어 원인과 피해 결과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피해 구제를 위하여 고도의 전문적·기술적 지식이 수반되어야 하고, 심지어 사업자인 기업 측에서 입증에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피해 구제 절차에서 피해자들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특별법은 위와 같은 난점을 해소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 구제가 이루기 위한 취지에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것으로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때에는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규정(법 제5조)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시행령과 실무운영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특별법의 취지보다 엄격한 정도의 입증을 요구함으로써, 입증의 어려움으로 인해 피해 구제를 어렵게 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정안의 내용으로는, ①‘개연성’이라는 평가적 요건을 유지하되, 판단에 필요한 심증 형성의 정도를 완화시키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신창현, 조배숙 의원안), ②추상적·평가적인 상당한 개연성 개념을 구체화하여, 대법원 판례를 통하여 정립된 상당한 개연성의 세부 요건을 특별법상 인과관계 추정의 요건으로 직접 규정하는 방안(전현희, 정태옥, 이정미 의원안)이 제시되었다.

①의 경우 판단자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심증이 부족하더라도 다른 요소들을 통해 보완될 경우 일응 인과관계 등의 요건이 구비된 것으로 추정한다는 취지로, ②의 경우 입증책임 분배를 통해 피해자는 노출 사실과 그 이후에 피해가 발생(악화) 된 사실만 입증하면 일응 인과관계가 추정되고, 이를 번복하려면 사업자 측에서 다른 원인에 기한 피해 발생 사실을 반증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내용
현행법 제5조(인과관계의 추정)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것으로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때에는 해당 가습기살균제로 인하여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신창현 의원 제4조(손해배상책임) ③ 법원은 제2항에도 불구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배상액을 입증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해당 사실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에는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배상액을 인정할 수 있다. <신설>

제5조(인과관계의 추정) ①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 노출에 의해서 발생하거나 악화된다고 볼 만한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피해는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가습기살균제 사업자가 제1항의 피해가 일반적으로 가습기살균제 노출로부터 발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거나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신설>
조배숙 의원 제5조(인과관계의 추정) ①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것으로 볼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때에는 해당 가습기살균제로 인하여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지의 여부는 가습기 사용기간, 가습기살균제 독성, 의학적 소견, 가족력 등 그 밖에 피해 발생에 영향을 준 사정 등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신설>

③ 피해 증상이 전적으로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추정은 배제된다. <신설>
전현희 의원 제5조(인과관계의 추정) 다음 각 호의 사실이 증명된 경우에는 독성 화학 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하여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사업자가 전적으로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그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단서 신설>

1.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실
2. 가습기살균제 노출 이후 질환이 발병하였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되었다는 사실
정태옥 의원 제5조(인과관계의 추정) 다음 각 호의 사실이 증명된 경우에는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하여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전적으로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그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실
2. 가습기살균제 노출 이후 질환이 발병하였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되었다는 사실
이정미 의원 제5조(인과관계의 추정)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실 및 노출된 이후 질환이 발생하였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된 경우에는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하여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사업자가 전적으로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그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의 현실화

건강피해의 범위 확대 및 피해 구제 절차에서 피해자의 증명책임 완화와 함께 피해 지원의 정도가 현실적인 수준으로 이루어질 것이 중요한 핵심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피해자들은 피해 지원의 정도가 실제 치료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지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개정안들은 구제급여의 종류, 항목을 추가하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장해 급여, 사망자 위로금을 추가하는 방안(전현희 의원안), ②일실 손해금, 위로금을 추가하는 방안(정태옥, 이정미 의원안)이 제시되고 있다.

개정안의 내용만으로는 각 추가 항목의 세부내용이 확인되지는 않으나, 통상 사용되는 의미를 고려할 때 장해 및 노동능력 상실에 따른 소극 손해 및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를 지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입은 다양한 피해를 촘촘하게 보장함으로써 피해자는 물론 기업들까지 손해배상 소송의 부담에서 벗어나 지원을 통한 종국적인 피해 구제 문제 해결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하여는 다른 항목에 대한 각 항목별 피해 지원 수준의 현실화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현실화된 수준의 지원을 위하여는 그 재원인 통합기금의 충실한 조성이 그 전제가 된다고 할 것이다. 통합기금의 충실화와 관련한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①정부가 매 회계연도마다 기금에 출연하는 방식(신창현 의원안), ②기금 고갈 등 필요한 경우 재원을 추가 조성하는 방식(전현희, 정태옥, 이정미 의원안)이 제시되었다.

또한 기금의 통합에 따라, 종전 구제급여가 지급된 경우 국가의 손해배상대위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제시되었다(전현희, 이정미 의원안).

그 외의 개정안에 담긴 내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관련하여, ①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절차에서 환경부장관의 협력의무 규정 신설(전현희, 이정미 의원안), ②더 나아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한 집단소송소송지원변호인단의 근거 신설(전현희 의원안), ③소송 과정에서 자료제출명령 규정의 신설(전현희 의원안) 등의 방안이 제안되었다.

인정 신청 절차의 신속성을 제고하는 방안과 관련하여, 인정 신청 후 결정 기한을 최장 6개월로 제한하고, 위 기한 안에 인정 여부에 대한 결정이 없는 경우 인정 결정으로 간주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전현희, 정태옥, 이정미 의원안).

인정 신청 과정에서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와 관련한 내용으로, 인정 신청자의 의견진술권 규정 및 환경부장관의 인정 신청자에 대한 통지·설명의무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전현희, 이정미 의원안)이 제안되었다.

재심사 청구 절차와 관련하여, 재심사를 전담하는 별도의 위원회 신설(조배숙, 정태옥, 이정미 의원안) 규정이 제안되었다.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하여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추모사업 추진 관련 내용(이정미 의원안)이 제안되었다.

피해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특별법 개정을 위하여

최근 발의된 개정안들이 현행 특별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다양한 방안들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피해 구제에 가장 바람직한 내용이 담긴 특별법 개정이라는 결실을 맺음으로써 오랜 시간 동안 가습기살균제참사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위안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진승우 변호사

진승우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