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피해자 관점으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 논의돼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약칭: 사참위)는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 1 세미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 쟁점토론회를 3시간 동안 진행했다. 토론회는 현실과 괴리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현행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방향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을 조사하고 피해자 지원 대책을 점검하는 사참위 관계자들, 피해자 지원정책을 집행하는 환경부 관계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및 개정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등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일부개정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은 신창현(더불어민주당)·전현희(더불어민주당)·정태옥(자유한국당)·이정미(정의당)·조배숙(민주평화당) 등이다.

◇ 주요 발제 내용= 가톨릭대학교 이영희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쟁점 토론회에는 사회자본연구원 전재경 박사가 ‘의원 발의 법안 비교-유사점과 차이점’을, 이지영 사참위 피해지원과장은 ‘피해지원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전 박사는 의원 발의 법안의 공통점에 대해 △ 생명적 관점에서 건강 피해 개념에 대한 분화·구체화, △ 피해자 구분 단계의 폐지와 그에 따른 지원·물적 지원 범위 확대, △ 구제급여와 구제계정의 통합과 그에 따른 기금 운용 주체·방법의 변경, △ 피해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절차 개선과 촉진 등을 들었다. 그는 또한 개별법의 특성으로는 피해 범위와 피해자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과 절차에 있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았다. 끝으로 전 박사는 ‘일실수익 등 손해 산정에 피해자들의 기회비용 개념의 도입’과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의 개발’ 등 지원의 확대도 제시하였다.

두 번째 발제를 담당한 이지영 과장은 현행 피해 지원의 문제점, 사참위 피해지원 주요 활동 및 피해지원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피해 지원의 문제점으로는 △피해자들이 진단받은 질환에 비해 협소한 정부의 건강 피해 인정 범위, △ 시행령에서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피해자의 질환 사이에 상대적으로 엄격한 인과관계 입증 정도를 요구하여 특별법 취지가 왜곡된다는 점, △ 구제급여와 구제 계정으로 지원 대상자를 구분하는데 따른 피해자 차별의 문제점, △ 판정 기간의 지연과 판정결과에 대한 설명 부족 등 판정과정에서 피해가 가중되는 문제점, △ 피해 인정자 등에 대한 유명무실한 지원과 기업의 배·보상 지연에 대한 정부의 노력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이 과장은 피해 지원 제도 개선방향으로 △ 가습기살균제와 관련된 질환으로 판정된 사람들을 모두 건강피해자로 인정, △ 현재의 고시 제도를 보완하여 독립된 판정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판정한 모든 질환을 지원 대상으로 인정, △ 심의 기준은 현행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속한 구제의 취지를 적극 반영, △ 구제급여와 구제계정 구분을 폐지하고 이를 특별기금으로 통합·확대하여 실질적 지원 강화, 피해자의 기업 상대 소송 지원 의무화, △ 판정 절차의 간소화와 피해자가 추천한 위원 확대, 피해자 지속 추적·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 주요 토론 내용= 이어지는 지정토론은 오지원 사참위사무처장, 임종한 인하대 교수, 박태현 강원대 교수, 박혜정 피해자 및 조현수 환경부 과장 등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구제 특별법 개정 방향’을 주제로 구체적인 토론을 진행했다. 오지원 사참위 사무처장은 피해지원 기금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처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제안된 배경과 취지는 현재의 과학으로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피해 여부의 규명에는 시간이 소요되고, 기존의 손해배상 체계나 법체계로는 신속하고 충분한 피해 구제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특별법 개정의 의미에 따라 기금의 문제도 ‘어떻게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며, 피해 인정 범위의 확대와 피해보상의 확대를 반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입법에 따른 보상 내용은 입법권자의 재량이라는 점,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상용품 참사라는 특수성, 피해자들의 귀책사유 없이 구제가 지연되어 피해자들의 피해가 장기화된 점, 기업 분담금 취지 자체가 법적 책임인 배상 전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인 보상 및 지원을 전제한 점, 세월호 피해지원법의 선례에서 배상과 위로 지원금이 피해자 개별 소송 전에 선지급 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한 인하대 교수는 건강 피해 질환 심의(인정) 요건으로, 가습기살균제 관련 질환에 대해 확대하여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질환의 다요인설 (다른 질환과 가습기살균제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기존 질환의 악화를 인정) 측면에서 보면, 신규 질환이 발생하거나 기저질환의 악화 시 가습기살균제가 이에 개입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또한 기저질환의 악화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는 그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는 특히 피해의 복잡성에 비추어, △ 한 환자가 여러 개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2, 3차 피해도 인정하여, △ 전신질환이나 태아 피해 등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피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 피해 지원에는 육체적·정신적 피해 외에 기회비용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현 강원대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심사방식 개선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제도는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를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되어 발생 또는 악화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여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여 개념을 도입할 경우,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는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이 질환을 악화시켰거나 기여하였거나 또는 유발한 생명 또는 건강상의 피해’로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 인정 방식에 있어서도 그 인정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는 ‘건강 피해 인정기준 고시에서 피해 발생 또는 악화된 경우, 그 피해가 가습기살균제 이외의 다른 원인으로만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과 인과관계 추정에 있어서도 위해 기반 인과관계 추정을 제시하며, ‘가습기살균제 사업자가 생명 또는 건강상의 안전에 관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소비자의 생명 또는 건강에 불합리한 위해를 발생시켰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피해 발생 또는 악화에 실질적 기여(material contribution)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박혜정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 대표는 이번 개정 발의 안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 5조 인과관계 추정 조항 등을 완화하여 법적인 피해 구제 과정을 원활, △ 위로금, 요양 수당 소급, △ 증거 개시 명령제 등 피해자 지원 항목도 기존 특별법보다 진일보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박 대표는 그러나 제2조에서 피해자에 대한 정의는 확대가 되었지만, 제2조 4항 각 목이 삭제된 부분은 아쉽다고 지적하였다.

그 근거로 법적 피해자 인정서 발급의 주체인 환경부장관 직인이 찍힌 피해자 인정서 발급이 불투명해지고, 피해자 인정서가 발급이 되더라도 소송에서 피해자 스스로가 피해자임을 입증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정부가 인정하는 피해자 인정서 발급, △ 사회적 합의 관점에서 통합기금의 설치, △ 피해자들의 장단기 치료를 포함한 안정적인 의료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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