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전 기무사와 청와대 관계자 등의
민간인 사찰 혐의에 대한 수사 요청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약칭: 사참위)는 지난 1월 8일 세월호참사 관련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기무사와 국방부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 71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검찰에 수사 요청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왜 수사 요청을 다시 하는가= 기존 세월호 민간인 사찰 수사는 기무사 지휘부가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에만 한정됐다. 이로 인해 △ 사찰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유가족들에 대한 권리행사 방해 등 피해 사실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고, △ 사찰을 지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은 청와대 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책임 규명을 위한 보다 엄밀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사참위는 예하 부대별 일일보고 및 주제 보고, 일일 군사 동정 보고, 사령관 일일보고, 청와대 및 국방부 장관 보고(중요 보고), 청와대 내부 동향 보고(지휘 참고 자료), 관련자들 진술조서, 사령부 지시 이메일 등을 정밀 조사했다.

그 결과 △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 5명 △ 기무사 지휘부 및 예하부대원 66명 등을 민간인 사찰 혐의를 검찰에 수사 요청하는 한편 △ 가족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에 대한 권리 침해와 업무 방해 등도 함께 수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 누구를 무슨 근거로 수사 요청하는가= 관련 법령상 기무사는 군 첩보 및 군 관련 첩보를 수집·처리해야 하고, 수사 대상이 아닌 민간인에 대한 정보 수집은 원칙적으로 불법임에도 청와대 비서실장, 안보실장, 국방부장관, 기무사 지휘부와 사령부, 예하부대장 및 예하부대원 등 71명(旣 기소 6명 포함)은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민간인 사찰을 실행하고 보고받았다.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2014년 4월 18일경부터 같은 해 9월 3일경까지 35회의 대면보고를 포함하여 지속적으로 기무사가 불법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보고받고 언론 대응에 활용하는 등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에 공모하고 가담하였다.

수집한 정보는 각종 개인 정보(핸드폰, 통장 사본, 인터넷 물품구매내역, 네이버 활동 내역 등) 뿐만 아니라 진도 실내체육관에 잔류한 유가족들의 야간 음주 실태, 무리한 요구 사항 등 주로 유가족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형성에 이용할 수 있는 내용 등이다.

청와대와 국방부 관계자들의 명시적인 지시 여부와 관련하여 현 단계에서는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이들에 대한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결과 등 보고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점, 아래와 같이 청와대가 대변인 발언 등에서 관련 정보를 활용한 정황, 청와대에서 기무사의 보고 내용을 크게 호평했다는 관련자 진술 등에 비춰 명시적인 지시가 있었을 개연성이 상당한만큼 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의 검찰 및 군 특별수사단의 기무사 수사는 기무사 지휘부와 본건 관련 예하부대원 총 66명 중 6명만이 ‘직권을 남용하여 하급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는 범죄사실로만 기소됐다.

그러나 김○○, 지○○, 손○○, 박○○ 등 기무사 지휘부의 경우 민간인 사찰의 위법성과 직무 무관함을 인지하고도 진도를 담당하는 610부대, 안산의 310부대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들의 분위기, 소란행위 등 특히 언동, 사생활, 정치적 성향’ 등을 파악하도록 지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지시를 받은 부대원들 역시 위법함을 인지하고도 신분을 위장하거나, 정보원들을 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찰과 첩보 보고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또한 세월호 관련 민간인들의 인적 사항, 성향 등 민감 정보와 동향까지 인터넷 검색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파악하고 보고했다.

<기무사가 제언·보고한 주요 세월호 유가족 관리 방안(기준 : 중요보고 결과)>
보고대상 제언 내용 보고일
비서실장·안보실장·
경호실장·국방장관
미담·영웅담 적극 발굴을 통해 국가적 침체 극복
생존자·희생자 가족과 연계한 불순세 활동 차단
4.25.
국방장관 유가족 대표단 재구성 유도하여 반정부 세력으로 변질 방지 5.3.
비서실장·안보실장·경호실장 유가족·단원고 학생 대상 종북세 차단, 반정부 활동 가담 방지/경찰력 활용하여 종북세 접근 원천 봉쇄 5.4.
비서실장·안보실장·경호실장 ※ 비서실장이 구체적 유가족 보상 방안 궁금해하여 확인 조치 지시 5.10.
비서실장·안보실장·경호실장 3자 개입에 따른 왜곡·변질 방지 5.17.
경호실장·내정(국방장관)·안보실장 희생자 가족대책위 활동 변질 우려-‘지정 기탁금 제도’ 등을 근거로 압박 6.7.
비서실장·경호실장 가족대책위 활동 건전화 유도 필요, 가족대책위가 구성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강온 양면 전략 구사 6.13.
비서실장·안보·경호실장·국방장관 실종자 가족 중 000이 강경 여론 주도/ 범대본, 국정원, 경찰 등을 통해 실종자 가족 개인별 성향, 경제적 형편 등 확인/종교계 저명인사, 현장 잠수 요원 등 설득 적임자 맨투맨식 지정 7.19.
<610(진도)·310(안산)부대의 4.16.~10.경까지 보고 건수> ※사찰 관련 총627건
  4.16. 4.17. 4.18. 4.19. 4.20. 4.21. 4.22. 4.23. 4.24. 4.25. 4.26. 4.27. 4.28. 4.29. 4.30.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610(진도) 6 8 6 6 5 3 2 3 5 2 2 2 4 3 3 70 66 64 64 64 29
310(안산)   1 2 1 1 1 1 3 1 2 2 1 3 2 2 39 40 36 32 27 13
합계 83 109 106 100 96 91 42
<기무사령부-예하부대 간 주요 지시·보고>
담당 구분 주요사례 보고일
610(진도) 보고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체육관에서 멱살을 잡고, 의자가 나뒹구는 사진을 보고함 4.16.
310(안산) 보고 ‘안산시, 학부모 다수가 반월공단 노동자로 반정부 성향이나 보상금 충분 시 원만 해결 기대’/
‘유가족 선동에 따른 정치 투쟁화 움직임 우려’
4.24.
사령부 지시 ‘유가족 변화 추이, 특이 내용(여망, 불만, 과격 등/ 파악 가능 시 누구의 유가족인지 포함)보고’
지시(11일까지)
5.9.
310(안산) 보고 희생자○○○ 모친 ○○○ ‘수면제 과다 복용 병원 후송’ 동향 보고 5.10.
310(안산) 보고 보상금 관련 다양한 긍·부정적 여론 형성, 유가족 대표에 대해 유족들 간 이견 발생, 충격으로 유가족
자살 시도 증가, 유가족이 외부 단체와 연계 반정부 활동 지속, 생존 학생 후속 조치 지나침
5.11.
310(안산) 보고 자살미수 확인 결과, 단원고 기초수급 대상자, 한 부모 가족 현황 보고 5.12.
사령부 지시 대통령 유가족 면담, 유가족 대책위 성명서 발표 반향 파악 지시 5.16.
310(안산) 보고 유가족이 대통령 담화 이후 ‘상호 어떤 협의를 하려고 내려가는 것으로 추정’ 보고 5.19.
사령부 지시 ‘유가족 요구 사항 (생일날 미역국 및 케이크 요구 등 과하다 싶은 정도의 무리한 요구)보고’ 지시 5.20.
610(진도) 보고 유가족의 ‘구강청결제 대신 죽염 요구’ 보고 5.20.
310(안산) 보고 ‘세월호 생일날 미역국 요구’, ‘화장장 및 장지까지 리무진 조치 요구’ 등 보고 5.20.
310(안산) 보고 안산시 가족대책위 대표 및 대변인 관련 직업 및 성향 파악 보고 5.29.
310(안산) 보고 (제언) ‘세월호 유가족이 생업 복귀와 진상 규명 활동으로 대립’, ‘반정부 성향의 가족대책위 임원진이
정치투쟁 세력으로 변질화’ 선제적 상황 관리 필요 제언
6.3.
310(안산) 보고 [세월호 피해자 대책위원회 확인 결과] 가족대책위 구성원의 노사모 출신 등의 정치 성향,
페이스북에 대통령 비난 등 보고
6.9.
사령부 지시 잔류 유가족 현황, TV 시청 내용, 야간 음주 실태, 신경질을 내는 사례 등 진도 실내체육관 동정 확인 6.26.
610(진도) 보고 유가족 중 일부가 야간에 음주하였다는 등의 동향을 보고 6.26
사령부 지시 미수습자 가족 현황 및 성향 분석 지시 7.6.
610(진도) 보고 미수습자 가족을 ‘강경파, 온건파’ 로 성향을 나누어 분석 보고 7.6.
212(정보보안반) 보고 실종자 가족 ○○○ 대상 닉네임·생년월일·핸드폰·학적 및 학번·거주지·이메일 및 개인 블로그 주소·네이버 활동 내역·통장사본·주민등록증 사진 등 온라인상 사찰 결과 보고 7.8.
사령부 지시 가족대책위 요구 사항 (기념관 건립, 추모비 건립 등) 파악 7.16.
310(안산) 보고 가족대책위 대변인 이름을 새긴 목관 제작, 버스에 상차하여 이동 보고 8.8.
사령부 지시 1인당 구조작전 투입 비용, 차후 희생자들에게 지급될 보상금 현황, 기부금 현황 등 파악 지시 10.4.

사참위의 수사 요청에는 가족대책 위원회와 유가족들에 대한 권리 침해와 업무 방해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가의 보호 대상인 유가족들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해야 할 책무가 있는 공무원인 수사 요청 대상자들로부터 보호를 받기는커녕, 개인 정보와 민감정보, 임의로 구분된 정치 성향, 각종 동향 관련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사찰당하여 헌법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 등을 침해당했다.

뿐만 아니라 기무사가 수집한 사찰 정보는 청와대의 유가족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 및 진상 규명 방해 등에 이용되었을 개연성이 있고 실제 유가족과 가족대책 위원회는 각종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집단’, ‘빨갱이, 좌파’ 등으로 갖은 비방, 모욕의 대상이 되어 왔는바, 사찰과 이러한 피해 사이의 명확한 연관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가족들과 가족대책 위원회는 사찰이 의심되는 사례들을 접하고 사찰과 도감청의 우려로 불안에 떨었고 보안을 염두에 둔 가짜 회의를 진행하거나, 회의 시간 핸드폰을 꺼놓는 등 자유로운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 71명에 대한 수사 요청을 한다 = 조사 자료를 종합할 때 사찰이 행해진 일련의 과정은 유가족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을 통한 세월호 정국 전환을 위해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 등의 가담 내지 공모에 따라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

본건 사찰에 가담한 71명 모두 사찰 대상이었던 유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상호 공모하여 직권을 남용하여 유가족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함과 동시에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사찰의 행위 양태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하는 등 여러 범죄 혐의의 개연성이 상당하여 71명 전원에 대해 수사 요청을 하는 것이다.

기존의 직권남용으로 기소된 기무사 지휘부 6명을 포함하되 이들이 기존에 적용받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수사 요청에서 제외했다.

특히 직권남용죄의 입법 취지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공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작용을 현실적으로 수행하는 공무원이 공무 수행을 위해 부여된 직권을 부당하게 사용하여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데 있고 (헌법재판소 2006. 7. 27. 선고 2004헌바46), 법치주의 국가에서 공무원에 대한 명령권자는 법률이지 사람이 아니고 상급자의 위법한 지시를 수행한 하급자는 상급자와 마찬가지로 법률을 위반한 것이므로 피해자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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