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사참위, 입법예고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시행령 20개 항목 시정요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지원소위원회(소위원장 황전원)는 7월 23일 환경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입법예고 내용 중 20여 개 항목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 왜 피해구제특별법 시행령 수정을 요구하는가= 사참위는 환경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으로는 “결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참위가 시행령 수정을 요구하는 근거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근거는 ‘피해구제의 예측 가능성 결여’이다. 개정법에서는 가습기살균제에 노출이 되어 발생 또는 악화된 질환뿐만 아니라 후유증, 파생 질환, 비호흡기계 질환까지 지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가습기살균제가 전신에 걸쳐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 질환 (섬유화를 동반한 간질성 폐 질환)과 일부 호흡기 중심의 질환에만 국한하여 지원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금까지 폐 질환 중심의 피해 인정에서 앞으로는 어떻게 확대해 나가겠다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제시하지 않고 막연히 ‘과학적 근거가 확보된 질환에 대해 장관이 고시한다’라고만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환경부가 과학적 근거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천식, 태아 피해, 독성간염, 아동 간질성 폐 질환 등 4개 질환의 인정까지 무려 6년이 걸렸다. 그렇다면 향후 피해자들의 다양한 질환을 인정하는데 도대체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유례를 찾을 수 없어, 어떤 질환의 원인이 되는지 엄밀하게 파악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다.

사참위가 수정을 요구하는 두 번째 논거는 ‘핵심적인 내용에 그 근거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고 있는 시행령’이기 때문이다. 사망자에 대한 특별유족조위금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환경부가 사망자 특별유족조위금으로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약 7천만 원을 제시하고 있다. 이 금액은 법원이 제시한 최하 3억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심지어 정부가 2018년 기업 도산 등을 이유로 배상이 불가한 피해자들에게 3억 원을 지원한 선례에도 부합하지 못한 금액이다. 환경부는 배상이 아니라 정부 지원이므로 금액을 높일 수 없다고 한다. 전혀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특별유족조위금의 재원은 기업에서 각출한 기금이다. 피해자들이 특별유족조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어차피 소송을 제기하게 되고, 승소하면 특별유족조위금으로 지급받은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기업으로부터 받게 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기업의 기금으로 지원하게 되는 특별유족조위금을 손해배상 수준에 맞추어서 지급하게 되면 피해자는 소송 제기에 따른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덜 수 있고, 기업 역시 소송을 진행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참위가 수정을 요구하는 세 번째 논거는 ‘피해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시행령’ 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7월 현재까지 피해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려는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심지어, 환경부는 시행령 입법예고 전에 사참위와 협의조차 거치지 않았다.

◇ 20개 수정 내용들은 무엇인가= 사참위는 여전히 불투명한 피해 질환 범위와 심사 절차의 투명성을 위해 △신속 구제를 위한 ‘요건 심사’ 도입을 제안했다. 이 제도는 가습기살균제 노출 여부와 질환 진단 사실 등의 여부만 충족할 경우 피해자로 인정하는 제도다. 즉 가습기살균제 노출 후 발생 악화된 질환은 모두 요건 심사 대상 질환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또한 ‘역학조사’ 의미를 개정법이 규정하고 있는 역학적 상관관계보다 축소 적용하여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각종 조사 연구방법 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환경부의 피해자 소송 지원 의무를 신설할 것도 촉구했다.

사참위는 또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특별유족조위금제 개선을 요구했다. 타 부처가 인정하는 조위금과 대법원이 제시하는 금액 기준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가습기살균제피해 특성을 반영하는 장해급여 지급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수정안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구제 절차와 환경부의 운영위원회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포함하고 있다. 개정법 제 10조의 2항은 피해구제위원회 의견진술권을 규정하고 있지만, 시행령에는 의견진술권에 대한 세부 조항조차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급 신청자의 의견진술권 행사방법, 절차 등 세부규정이 부재한 상태이고, 환경부장관의 통지의무에 대한 통지 방법도 마련되지 못했다.

사참위는 특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시행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가 병변이 고정화된다는 과학적 근거 없이 유효기간을 5년으로 설정한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또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던 긴급의료지원 지급 요건, 지원 대상 의료기기 확대 및 교통비 지급문제 등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전원 지원소위원장은 “이번 시행령은 피해구제 확대 예측가능성이 결여되어 있는 시행령이자, 피해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시행령”이라고 비판하고, “환경부는 국회가 개정한 입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 피해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참위와 환경부 입법예고안 주요내용 비교
항목 환경부 입법예고안 특조위 입장 비고
요건 심사대상 질환 선정 및 기준 요건심사 질환 및 심사기준을 환경부장관이 고시
  • 요건심사 대상 질환 선정 및 심사 기준을 시행령에 규정
  • 인정질환 확대 일정 불투명 해소
  • 명백한 기준없이 요건심사 대상 질환 선정시 혼란 야기
요건 심사대상 질환 선정 및 기준 과학적 근거
  • 과학적 근거는 추상적이고 불명확
  • 가습기살균제 노출이후 발생한 질환은 전적으로 다른 원인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요건심사 대상 질환으로 선정
  • 정부가 천식 등 4개 질환인정까지 6년 소요, 향후 소요기간 예측 불허로 피해자 고통 가중 우려
  • 가습기 노출로 발생한 질환, 후유증, 파생 질환까지 지원토록 한 법 취지에 부합
역학적 상관관계 확인방법 역학조사 등 제시
  • 환경보건법상 역학조사 방법을 포함하여 다양한 역학적 상관관계 확인 방법 포함
역학적 상관관계 확인은 손해배상 소송을 위한 조항이며 정부는 역학적 상관관계 확인과 상관없이 피해질환으로 인정할 수 있음
특별유족조위금 7천만 원 책정
  • 7천만 원 지급에 대한 근거 미비
  • 대법원에서 정한 영리적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산정 기준 적용
  • 정부가 2018년 지급한 무자력 피해자 배상금과도 형평성 위배
  • 기업자금으로 지원하므로 소송에 따른 손해배상 효과
개정법에 따른 심사절차 미판정자에 국한하여 재심사 실시 모든 피해인정 신청자에 대해 개정법에 따른 재심사 법 개정에 따른 심사기준 변경으로 기존 판정자도 인정질환이 추가 또는 확대 가능
장해급여 지급 기준 동작과 노무능력 중심으로 판단 가습기살균제 피해 특성 반영한 장해급여 기준 마련 극심한 기침, 피부병 등으로 인한 생활 장해 반영 필요
요양급여 피해등급 폐기능 중심으로 등급 기준 마련 다양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질환에 대한 등급기준 마련 기존 폐기능 중심의 판단 기준도 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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