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참사 초기 해경 항공 출동 세력에 대한 수사 요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는 지난 6월 3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8층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세월호참사 초기 해경 항공 세력들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수사 요청하는 대상은 세월호참사 초기 사고 현장에 출동한 회전익항공기 AS-565MB기종(일명 팬더) B511호기, B513호기, B512호기, 그리고 고정익 항공기 CN-235 기종 B703호기 등의 기장들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항공기의 비행과 승무원 지휘감독 등에 대한 권한을 갖는 책임자들로, 참사 현장에서 구조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 세월호참사진상규명국 소위원회 문호승 위원장이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6.30)

세월호참사 당시 해경의 구조 활동과 관련해 해상 구조가 아닌 항공 구조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해경 123정장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해양경찰 항공 출동 세력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을 뿐이다. 이들이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어떤 법적 판단을 받은 바가 없다.

사참위는 사고 선박과 교신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기본 조치임에도 항공기의 기장들은 세월호와 교신을 하지 않았고, 부기장 등에게 교신을 지시하지 않는 등 업무상과실을 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세월호참사 초기 해양경찰 항공 출동 세력에 대한 수사 요청' 기자회견에서 상영된 영상

수사 요청 대상자들의 이러한 업무상과실로 인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303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상해를 입게 되었기에 사참위는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치사와 업무상 과실치상의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 세월호에 많은 승객이 탑승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해경 항공기 기장들은 세월호참사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배 안에 승객들이 많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로 146m, 높이 24m의 거대한 여객선 세월호 안에 많은 수의 승객이 탑승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힘든 진술이다. 이들은 현재까지 아래의 진술을 일관되게 표명하고 있다.


“저를 비롯한 헬기에 탑승한 대원들이 만약 세월호 내에 승객들이 350명 또는 450명이 있고, 그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월호 선내로 들어가서 승객들을 밖으로 나오도록 했을 것입니다.”
(511호기 기장 양○○ 검찰 참고인 진술조서, 2014. 6. 7.)

"세월호 승객수나 상황을 알려주는 교신은 단 한차례도 듣지 못했습니다."
(출동했던 모든 조종사들의 공통된 진술)


심지어 '항공대로 복귀할 때까지 세월호라는 선명도 알지 못했다'라고 진술한 기장도 있었다. 승객 중 일부가 세월호 내부에 승객이 많이 갇혀 있다고 알리고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이를 묵살한 것이다. 그러나 사참위 조사 결과 이들의 진술은 거짓말에 가까웠다. 또 항공기 통신장비에서는 세월호라는 이름이 선명히 나오거나 승객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교신이 수십 회 흘러나왔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24시간 동안 청취 가능한 주파수를 통해 해경에게 선내 상황을 알린 것이다. 항공기 4대의 기장과 부기장, 전탐사가 모두 이 교신을 못 듣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 왜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않았나?= 해양 사고가 일어날 경우, 구조를 담당하는 이들(구조세력)이 사고 선박과 직접 교신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기본적인 조치이다.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세월호 선장 또는 선원과 교신하여 다치거나 사망한 승객이 있는지, △구조가 시급한 승객이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지, △나머지 승객들은 몇 명이고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는지, △승객들이 갑판 등 비상 대피 장소에 나와 있거나 바다에 떠 있는 상태인지, △현재 필요로 하는 구조방식은 무엇인지 등 세월호의 상황을 신속히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파악해야 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세월호 침몰 당시 출동했던 항공기 기장들은 세월호와 교신이 가능했으나 교신하지 않았고 기장들은 부기장에게 교신을 지시하지도 않았다. 업무상과실을 범했다고 볼 수 있다.

△ 영상자료 갈무리

◇ 만일 승객들에게 배에서 나오라고 지시했다면= 현장에 도착한 이후 해경은 세월호가 45도에서 50도 정도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을 육안으로 목격했다. 세월호가 침몰할 가능성이 높아 승객들이 빨리 퇴선 하지 않으면 선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점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기장은 세월호 조타실과 교신하여 세월호의 선장, 선원으로 하여금 승객들을 갑판으로 나오게 하거나 해상으로 탈출하도록 지시하여야 했으나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참위 조사에서 세월호 갑판으로 나와 있던 승객들 중 일부는 항공구조사에게 선내에 승객이 갇혀 있음을 알려 주면서 일정한 조치를 취하거나 밑으로 내려가 볼 것을 요청하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항공구조사들은 그러한 요청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 영상자료 갈무리
△ 영상자료 갈무리

사참위는 이처럼 사실관계에 대해 승객과 항공구조사 사이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이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당시 생존자들은 헬기가 떠 있는 상황에서도 프로펠러 소리가 크지 않아 세월호 내부와 외부의 승객들이 대화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사고 이후에 세월호의 3층과 4층의 좌현 출입문이 열려 있었으며, 3층과 4층 좌현 출입문 주변, 로비와 선실 복도 등에서 많은 승객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배에서 내리라는 명령이 내려졌다면 승객들이 휴대전화나 육성으로 다른 승객들에게 이를 전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고 당시의 수온과 조류 등을 감안하더라도 승객들이 배 밖으로 나왔다면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세월호참사의 진행 과정을 보면 선원들의 선내 대기 방송으로 인해 가만히 선내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객들은 최초로 도착한 511호기의 프로펠러 소리를 듣고 ‘이제 해경이 왔으니 살았다’하고 안심하고 있다가 해양경찰 현장출동 세력 그 누구도 퇴선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조사 내용을 듣고 있다 (‵20.6.30)

세월호참사에서 만약 구조세력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면 승객들은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밖에서 헬기가 도착하여 프로펠러 소리가 들려오고 해경의 고무단정이 왔다 갔다 하면서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것을 직접 목격하여 ‘이제 곧 나도 구조되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밖으로 나오라고 이야기할 차례만 기다리다 승객들은 사망하게 된 것으로 추론된다.

해경 항공 출동 세력과 책임자들에게는 123정장에 준하는,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엄격한 처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왜 이렇게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답을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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