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소비자 안전 위협하는 가습기 살균부품
- 허가 및 승인받은 살균부품은 없고, 흡입독성 시험도 없어
- 그동안 주무부처 3군데나 바뀌며 9년째 방치

가습기에 장착된 살균부품이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가 공론화된 것이 2011년인데 왜 아직까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관련 제품이 팔리고 있을까?
가습기 살균필터의 안전성을 관리・감독할 정부 관할 부처의 잦은 교체 탓이다.
이로 인해 살균부품의 안정성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할 주체가 없었고, 살균부품에 대한 수거나 판매 중지 등의 조치도 없었다.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참사로 불거진 것이 2011년 9년 전이다. 그런데 삼성과 LG 등 가습기 제조 기업(가전기업)은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은 채 가습기 살균필터를 최근까지 팔았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는 지난 10월 6일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필터를 제조한 기업들이 피해구제분담금 부과 대상인지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업의 피해 지원 적정성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 사참위 황전원 지원소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장착 살균 부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10.6.)
살균부품도 가습기살균제인가?

‘가습기살균제’라고 하면 우리는 액상 형태로 가습기에 첨가하는 제품을 떠올린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및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특별법을 살펴보면 가습기살균제는 미생물 번식과 물 때 발생을 예방할 목적으로 가습기 내에 첨가해 사용하는 물질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액상형 제품은 물론 가습기를 살 때부터 가습기에 부착되어 판매되고 있는 살균필터, 항균필터, 살균볼, 항균볼 등도 가습기살균제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살균부품은 왜 독성 실험을 피해갔나?

가습기에 장착된 ‘살균부품’은 가습기 살균제의 일종이므로 독성 성분 여부를 확인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의 승인을 받아야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사참위 조사결과 보건복지부, 식약처, 환경부 등으로 관할 부처가 바뀌는 동안1)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살균부품의 흡입독성 실험이나 성분 분석은 전혀 없었다. 정부의 비전문성과 핑퐁 행정이 살균부품 안전성 검증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 가습기살균제 분류
▲ 보건복지부 살균부품을 의약외품(가습기살균제)로 결론
살균부품에 대한 수거나 판매 중단 조치 없어

2011년 11월 11일, 보건복지부가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 등 6종의 가습기살균제를 수거한 적이 있으나, 살균부품에 대한 정부의 수거 명령은 현재까지 없었다.

얼마나 팔렸을까?

사참위가 공개한 살균제품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최소 76종의 모델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LG전자는 최소 56종의 모델을 2003년부터 판매해왔다. 동양매직(현 SK매직), 일렉트로룩스의 살균필터 장착 가습기의 판매 기간과 기종은 현재 사참위가 조사하는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습기살균제참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2011년경 가습기 살균부품을 장착한 가습기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살균부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현재까지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웨이, 쿠첸, 리홈, 오성사, 한일전기 등도 가습기 살균부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 현재까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가습기살균제 살균부품 (2020.10.6.)

사참위 피해지원국 황전원 소위원장은 “가습기가 몇 년에 걸쳐 무수히 많이 팔렸는데 소모품인 살균부품은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금까지도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라며 “안전성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에 해당하는 살균부품이 지금까지 방치된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하겠다고 밝혔다.



1) 보건복지부(2011.12.30. ~ 2013.3.22.), 식약처(2013.3.23. ~ 2018.12.31.), 환경부(2019.1.1.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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