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직원 검찰 수사 요청
- 가해 기업 직원이 온라인 모임에서 피해자 사칭, 몰래 사찰해
- 정보 수집해 상부에 보고, 피해자 업무 방해한 혐의 받아

가습기살균제참사 가해 기업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직원들이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피해자를 사칭하여 가입・활동하며 피해자 단체의 동향을 파악해 온 것이 확인됐다. 이는 참사 유발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사건을 왜곡・축소・은폐하기에 급급해온 하나의 단면이 드러난 것이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는 이런 일련의 행위에 대해 지난 10월 13일 이들 기업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수사 요청 대상자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이슈 대응 및 피해자 소통 업무를 담당해온 직원들이다. 이들은 2019년 5월경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 네이버 밴드 실명제 전환 과정에서 피해자가 아님에도 피해자라고 속여 지속적으로 게시글을 열람해 위계로써 밴드 운영자와 피해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들이 사칭한 가족 구성원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사참위 가습기살균제조사1과 김유정과장이 수사요청서 제출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참위 영상자료 갈무리, 2010.10.13)

사참위는 ‘애경산업 소속 직원 피해자 사칭 및 사찰 여부’ 조사 과정에서 SK케미칼 소속 직원들도 2018년께부터 4개의 온라인 모임1)에 가입해 비슷한 활동을 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SK케미칼은 2020년 1월경 소속 직원이 사참위로부터 출석요구를 통보받은 직후에 해당 직원의 업무용 PC를 교체했다.

사진= 2019.5.25.~31.
애경산업 경영혁신팀 주간 보고

또 해당 직원은 사참위 조사 전에 SK케미칼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사무실을 방문하여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로그인한 적이 있고, 사참위 조사과정에서는 본인이 온라인 모임을 사찰할 때 사용한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을 조사관에게 제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애경산업 소속 직원은 2019년 초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후 피해자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주간 보고 또는 임직원들이 속해있는 SNS 단체방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상급자들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참사진상규명소위원장은 “가해기업들이 참사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피해자를 사칭하고 피해자들을 사찰한 행위는 또 다른 형태의 2차, 3차 가해를 한 것”이고,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 기업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그 단면을 보여준 사건이며, 이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수사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가습기살균제참사 발생 이후 사내에 가습기살균제 T/F를 꾸려, 국회 국정조사, 검찰 수사, 피해자 및 언론 등에 대응해왔다. 이 과정에서 증거인멸, 증거은닉 등 범죄행위가 이뤄졌고, 애경산업 관계자들은 기소되어 실형 등을 선고받았으며, SK케미칼 관계자들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1)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 밴드, 가습기살균제 4차 접수 판정 정보공유, 환경노출확인피해자연합,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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