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권병덕의 참사읽기 힌덴부르크호 폭발사고:
불타버린 천공의 성
<권병덕의 참사 읽기>는 지난 20세기 발생했던 대형 참사와 재난을 통해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지를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20세기 초 내연기관의 미래엔 불안과 기대가 섞여있었다.
후대에 2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로 회고되는 시대였다.
엔진 자동차는 전기자동차 또는 포르쉐 박사의 하이브리드 기술과 경쟁하고 있었다.

비행기 역시 비행선과 경쟁하고 있었다.
엔진을 작동시켜 발생한 양력으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빠르지만 이동거리가 짧고 탑재중량도 적었다. 풍선에 가스를 채워 발생한 부력으로 하늘을 나는 비행선은 이동거리도 길고 탑재중량도 많았지만 날씨에 취약했고 속도가 느렸다.

비행선 개발을 주도하고 있던 것은 독일이었다.
1936년 마침내 세계 최대의 비행선이 독일에서 만들어졌다.
바이마르공화국 대통령이었던 파울 폰 힌덴부르크의 이름을 붙였다. 선전상 괴벨스는 비행선의 이름을 ‘아돌프 히틀러’로 바꾸고 싶었지만 제작사가 이를 거부했다.

힌덴부르크는 제작 이후 나치 선전에 동원되기 시작했다.
나치의 하켄크로이츠(卐)가 붙여졌고, 베를린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한 오륜기도 그려졌다.
하늘을 유영하는 거대한 천공의 성은 나치 독일의 꿈이었다.

운영 개시 1년 후인 193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한 현세의 라퓨타는 5월 6일.
미국 뉴저지주 레이크허스트 항공기지에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갑자기 정전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폭발했다.
97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승객 13명과 승무원 22명이 사망하고, 지상에서 착륙 지원을 준비하던 해군 수병도 1명 사망했다.

마침 기자가 착륙 모습을 중계하고 있었다. 이 사건은 결국 영상으로 중계된 첫 항공 참사가 되었다.

원인 중 하나는 비싼 헬륨 대신 저렴한 수소가스로 비행선을 채운 데 있었다. 힌덴부르크호는 현재까지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부피의 비행체였다.
비행선은 이 사건을 계기로 쓸쓸한 퇴장에 나선다. 이후 2차 대전을 거치며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역시 사라졌다.

내연기관의 승리는 영원해 보였다.

글·그림 권병덕 가습기살균제 조사기획과 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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