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SK케미칼·애경산업 등 ‘가습기살균제 사건’ 판결 결과 입장 발표
사참위! “책임소재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 - 검찰, 환경부 더욱 분발해야 -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문호승, 이하 사참위)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소위원회(소위원장 황전원)는 최근 법원이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하여 SK케미칼 및 애경산업, 이마트 등 기업 관계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사참위는 입장문에서 “이는 전대미문의 참사로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가해 기업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 또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아무런 형사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항소심에서 바로 잡힐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1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3형사부는 2019고합142 등 사건에서 현재까지 연구 결과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CMIT/MIT 성분과 폐 손상, 천식 등 피해 발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SK케미칼 및 애경산업, 이마트 등 기업 관계자들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법원은 2019고합488 등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PHMG(제품명 SKYBIO 1125)를 옥시레킷벤키저 등에 공급한 부분과 관련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에서 전 SK케미칼 관계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참위는 법원이 일부 연구결과와 전문가 증언을 바탕으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데 대해, 몇 가지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2019년 검찰 수사에서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 과정에서 안전성 검토 미흡 등 기업 관계자들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이 명백히 드러났고,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은 폐 손상이나 천식 등 공통된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환경부도 이들 피해를 공식 인정했다. 그런데도 법원은 원료 제조 및 유통기업에 무죄판결을 내렸다.

사참위가 판결문 분석을 통해 제기한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판결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2019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가습기살균제 성분과 호흡기질환 유발 및 악화 사이의 상관성 규명을 위한 in vivo 연구」 보고서는 “C57BL/6 마우스를 이용한 본 시험에서 폐 조직 병리 결과 명확한 섬유화 소견이 관찰되었으므로, 본 결과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 중 CMIT/MIT 사용에 의한 섬유화 피해 규명의 과학적 근거로 사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보고서 114쪽 참조).

그런데 1심 재판부는 위 보고서를 천식을 포함한 다른 호흡기계 질환과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 관련성을 연구 대상으로 한 것일 뿐, 원인 미상 폐 질환과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둘째, 법원이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근거로 들고 있는 2011년경 질병관리본부의 독성시험(가습기살균제의 동물 기관 내 점적 투여 연구, 가습기살균제의 동물 흡입독성실험 결과 등)은 당시 ‘기도 내 투여 예비시험’에서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를 제외하였다는 점에서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2020. 12. 1일자 사참위 기자회견 내용 참조).

2019고합488 등 판결에서 PHMG 성분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이미 옥시레킷벤키저 등 제조·판매기업 관계자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원료 공급 기업인 SK케미칼 관계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죄책을 물을만큼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도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

환경부는 이번 검찰 조사가 환경부의 노력으로 시작되었다고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피해자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재판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검찰 지원에 나서야 한다. 검찰도 1심 판결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한다.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참사의 책임이 미궁에 빠지는 것을 결코 두고 볼 수 없다. 환경부, 검찰 등 관계 기관에 사참위의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추가 실험을 협의하는 등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상당수 피해자는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이나 보상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참사인 점을 고려하여 피해자들의 고통을 헤아리는 사법부의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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