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피해 지원은 시혜가 아닌 피해자의 권리” - 지원소위 사업 추진 실적과 향후 사업 방향 -
편집자 주: 피해지원소위원회(이하: 지원소위)는 법에 근거해 가습기살균제참사와 세월호참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래 글은 황전원 피해지원소위원장이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지원소위 조사관들과 함께 추진한 사업 실적과 향후 사업 방향을 밝힌 글이다.

지난 2018년 12월 조사를 개시한 이후, 피해지원소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참사와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도적 미흡함을 개선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눈높이에서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

피해 인정 신청자 6,022명 중 피해 인정 불과 522명(8.7%)(‘18.6.1기준).
2018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출범 당시 가습기 피해자 구제에 대한 초라한 성적표다.

근본적 원인은 잘못된 법과 시행령에 있었다. 따라서 최우선 과제를 가습기 피해구제법 개정으로 정하였고, 2020년 3월과 9월에 법과 시행령을 각각 개정하였다.

종전에는 정부가 고시하는 몇 개 질환만 한정하여 인정하는 구조에서 정부의 의지 여하에 따라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되었다. 구제급여와 특별구제계정으로 구분하여 피해자를 차별하는 문제가 해소되었고, 역학적 상관관계가 입증되면 소송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장해급여 신설 등 몇몇 묵은 과제가 해결되었다.

사참위는 법률 개정을 위해 전국을 권역별로 나누어 피해자 의견수렴을 하는 한편, 전문가와 자문위원의 의견 수렴을 거쳐 가습기살균제 피해 지원 7대 원칙을 발표하였고, 법 개정에 반영하기 위해 청문회, 환경부 장관 면담 등을 통하여 설득했다. 동시에 지원소위 내에 제도 개선 T/F를 구성하여 국회를 상대로 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병행했다. 그러나 노동력 상실에 따른 일실수입이 반영되지 않았고, 사망유족조위금이 1억 원에 그치는 등 아쉬움이 매우 큰 것도 사실인 만큼, 이는 향후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피해 지원에 관한 피해자들의 대표적 불만사항이었던 피해 판정까지의 소요 기간이 평균 526일(4차 피해 신청)이나 소요되는 사실을 밝혀내었고, 전화회선 부족으로 상담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부실한 상담 내용, 판정 결과에 대한 설명 없이 일방적 통보 등의 문제를 밝혀 시정을 요구했고 일정 부분 개선되었다.

학생의 경우 학사행정에 관한 부분과 군 입대 시 신체검사 검사 규칙 판정 기준 및 군 생활 지원 등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하였다.

또 환경부의 기업 피해구제분담금 산정 조사 결과를 최초로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하였고, 일부 살균 부품이 지금도 안전성 검사 없이 판매되는 실태를 공개하고 대책을 촉구하였다.

2021년 1월 현재 피해 인정 신청자 7,161명 중 58%에 해당하는 4,160명이 피해 인정을 받았다. 나머지 신청자들이 개정법에 따라 신속히 피해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부를 적극 점검하고,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도출하여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에 있어 피해 지원은 과연 우리 사회에 진정한 희생자에 대한 추모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하였다. 일상에서 살아 숨 쉬는 추모를 위해 안산에 416생명안전공원의 건립을 적극 점검했다. 2018년 당시에는 건립 계획만 무성한 상태였으나, 2019년 9월 30일 국무조정실 지원추모위원회가 건립 기본 계획을 의결함으로써 국가사업으로 공식화되어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고, 현재 국제공모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는 트라우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립 안산마음건강센터 역시 국무조정실의 지원추모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식 사업으로 확정되었고, 2021년도에 필요 예산이 반영되었다.

희생에 따른 고통이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는 만큼, 우리 사회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한다.

또 구조 과정에서 얻은 질환으로 생업조차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민간 잠수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세월호피해지원법을 개정하였고, 진도 어민 및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의 문제점을 조사하여 시정을 요구하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16개 조사 과제이다.

지원은 참사와 동시에 발생한다. 참사 초기부터 지원 과정에서 일어났던 혼란상과 문제점을 낱낱이 밝혀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조사 과제들은 대략 60% 정도 진척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피해 지원 관련 제도 개선방안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사실상 완벽한 피해 지원 제도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흡한 제도를 메우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 지원이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라는 관점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피해 지원이 피해자의 권리라는 사회 전반의 의식변화를 실현하는 것이 피해 지원의 궁극적 방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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