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권병덕의 참사읽기 20세기의 흑사병 : 1918년 스페인 독감
<권병덕의 참사 읽기>는 지난 20세기 발생했던 대형 참사와 재난을 통해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겼는지를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8년.

시작은 전선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병사들이었다. 중립국으로 전쟁 중 보도통제에서 자유로웠던 스페인 언론이 이를 다루었고, 곧 스페인 독감으로 불리게 된다. 이름에 스페인이 들어가지만 바이러스의 발생은 미국의 병영캠프였다. 1차 대전의 사망자는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약 3,000만 명.

스페인 독감의 사망자는 2,500만에서 5,000만 명으로 추산. 감염자는 5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1/4 이상이 감염되었다.

식민지 조선에서도 인구 1,800만 명 중 40%인 740만 명이 감염되고 그중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주된 감염경로가 외부인과 접촉이 잦은 일본인과 관료들이었기에 무오년 독감으로 불린 스페인 독감은 조선통치의 대규모 행정공백을 낳았다. 이듬해 3·1운동의 확산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당시 중국에서 조선의 독립운동을 하던 김국도 서반아 감기에 걸려 앓아 20일간이나 꼼짝하지 못했다고 백범 일지에 기록되어 있다.

스페인 독감은 1차 대전을 종식시킨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1918년은 질병에 대한 공포가 미신으로 이어지던 시대가 아니다. 보건위생에 대한 개념이 확립된 과학문명사회에서도 대규모 감염병의 위협이 계속된다는 것을 알려준 역사적 사례.

원인 파악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05년에 알래스카에서 감염 후 동결된 시신이 발견되어서야 조류독감이 변이가 일어나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가 되었음이 밝혀졌다. 발병 후 94년 만의 일이었다.

원인이 된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의 후손이자 친척뻘로는 2009년 한국에서 유행한 신종플루(인플루엔자 A H1N1)가 있다. 인플루엔자 A의 치료에는 오셀타미비어(상품명은 타미플루) 같은 약들이 처방되나 보수주의의 영향 등으로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전염병은 여전히 인류에게 공포와 재앙의 참사로 실존한다.

글·그림 권병덕 가습기살균제 조사 기획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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