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가습기살균제참사에 묻어있는
시장주의의 민낯

2021년은 대만민국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제품 판매 중지를 명령한지 10년째 된다. 제품이 출시된 1994년을 참사의 기점으로 삼는다면 가습기살균제참사 비극은 27년째다. 정부가 참사의 비극을 전체적으로 규명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약칭: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법에 근거해 참사의 비극을 전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 진상규명국이 가습기살균제참사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던 부분은 크게 △기업 제조·광고 문제, △기업 대응 과정 문제, △정부 안전 확인・인증 문제 △정부 대응조치 등이었다.

사참위는 이 부분 중 진상 규명 관련, 지난 2020년 8월 31일과 11월 18일에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왼쪽에는 그동안 사참위가 발표한 중간조사 결과들을 재구성 한 것이다. 이에 관한 최종 보고서는 사참위 조사 활동이 끝나는 2022년 9월에 발표될 것이다.

◇ 누가, 언제 만들었나= 가습기살균제는 대한민국의 재벌들과 중소기업 및 다국적기업이 만들었다. 2020년 8월 사참위 발표에 의하면 모두 48개 기업이다. 이는 최종 숫자가 아니므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가습기살균제가 세상에 처음 소개된 시기는 1993년경이다. 이 시기는 대한민국에 시장주의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가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제도의 결합되는 시기다. 공기업의 민영화와 금융 규제완화 바람이 한국 경제계 전체에 몰아치고 있던 시기다.

이때는 동시에 재벌들이 금융 자유화 바람을 타고 재벌의 계열사들에게 기업을 분할 상속하던 시기다. LG, 삼성, 롯데, 그리고 SK그룹들이 대표적이다. 삼성 그룹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지분을 그대로 인수받은 창업주의 차남인 이건희는 삼성을 5개 범 삼성그룹으로 분할했다. 그 범주에 속하는 기업들은 삼성, 중앙일보, CJ, 새한, 신세계 등이다. 모기업에서 분화된 범 삼성 기업들은 서로의 산업별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사업을 영위해 나갔다.

특히 삼성그룹에 속한 자회사 삼성물산은 지난 1999년 영국 테스코와 합작으로 대형 할인마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에 속한 이마트도 한국형 대형 할인 마트라는 프레임으로 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 홈 플러스와 이마트는 모두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또는 판매했다. 다른 선두 재벌 그룹인 LG, 롯데, 그리고 SK그룹도 모두 유사한 기업 분할 과정을 거치면서 가습기살균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회적참사 특조위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최초 가습기살균제 개발 경위 등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는 SK그룹이 국내 최초로 원료를 개발, 제품을 판매했다. 제품 개발 당시 1993년 기업의 이름은 유공이다. 당시 이 기업은 SK그룹 계열사였다. 유공은 시대 따라 사명을 바꿨다. 유공, SK 케이칼, SK 바이오사이언스다. 쉽게 말해 가습기살균제는 SK그룹이 최초로 만든 것이다. 이 제품은 1994년 11월 ‘가습기메이트’란 제품명으로 시장에 출고됐다.

유공 가습기메이트가 출시되자 당시 국내 주요 생활용품 판매 기업이었던 옥시, LG생활건강, 애경산업도 1996년과 1997년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하여 출시했다. 제조업체뿐 아니라 대형 유통 업체인 홈플러스, 롯데쇼핑, 이마트 등에서도 가습기살균제를 출시했다.

◇ 가습기살균제 제품 현황과 성분= 원료에 함유된 화학물질별로 분류하면 7개 군으로 나눌 수 있다. CMIT/MIT 성분 제품이 15개(전제 제품 수의 약 30%), BKC 성분 제품이 2개, PHMG 계열 성분 제품이 5개, PGH 성분 제품이 2개, 에틸알코올 성분 제품이 2개, NaDCC 성분 제품이 3개, 산화은 등 기타 물질 성분 제품이 10개, 성분 미확인 제품이 9개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994년 유공은 샴푸 등의 제품에 두루 사용되는 보존제인 CMIT/MIT가 1.5% 함유된 Kathon CG를 원료로 결정한 후, ‘가습기메이트’를 출시했다.

1996년 옥시는 유공 가습기메이트, 독일의 기화식 가습기에 사용하는 세정제 등을 비교한 후, 독일 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 BKC를 선택하여 ‘옥시 가습기당번’을 출시했다.(2000년 10월 옥시는 BKC에서 PHMG로 살생 성분을 변경했다)

1997년 LG생활건강은 유공 가습기메이트, 옥시 가습기당번 등을 비교한 후, 옥시 제품에 함유된 BKC를 선택하여 ‘119가습기세균제거’를 출시했다.

1997년 애경은 유공 가습기메이트, 옥시 가습기당번 등을 비교한 후, 유공 제품에 함유된 CMIT/MIT를 선택하여 ‘파란하늘 맑은 가습기’를 출시했다.

이중 옥시는 CMIT/MIT가 “피부에 트러블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LG생활건강은 CMIT/MIT 성분의 Kathon CG가 “잠재적인 발암물질로 밝혀져 사용 여부에 논란이 많아서” 제품에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 얼마나 판매했나= 사참위가 지난 1994년 최초 가습기살균제 출시 이후 현재까지 출시·판매된 가습기살균제는 총 48종이 되었다. 이 중 판매량이 확인된 30종 제품의 총 판매량은 9,950,257개이다.

48종을 원료별로 보면, △CMIT-MIT 성분 제품 15종, △PHMG 성분 제품 5종, △NaDCC 성분 제품 3종, △PGH 성분 제품 2종, △BKC 성분 제품 2종, △에틸알코올 성분 제품 2종, △산화은 등 기타 물질 및 살균물질 미확인 제품 19종으로 확인되었다.

사참위가 확인한 신규 제품의 경우, NaDCC를 주요 살균 성분으로 하는 하이크로정, 황토(Claybell)를 성분으로 하는 에코볼 필터, 은나노 항균 볼을 성분으로 하는 우리가족 안심볼 3종과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 가습기닥터, 항균가습기닥터, 가습기티올, 가습기라이트, 가습기파트너, 피톤차프 6종으로 총 9종의 제품을 확인했다.

제품별 판매량은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액체형)(415만개),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163만개), LG 119가습기세균제거(110만개), 옥시 가습기당번(74만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고체형)(55만개) 순이다.

가습기살균제 제품별 판매량 순위
No. 제품명 판매량(비중) 원료물질
1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액체) 4,150,184 (42%) PHMG-P
2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 1,637,278 (16%) CMIT-MIT
3 LG 119가습기세균제거 1,104,000 (11%) BKC
4 옥시 가습기당번 749,986 (8%) BKC
5 옥시싹싹 가습기당번(고체) 555,770 (6%) 기타(고체)

원료물질별 판매량은 PHMG-P, CMTI-MIT, BKC, 에틸알코올, PHMG-H, NaDCC, PGH 순으로 판매되었다.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별 판매량 순위
No. 원료물질 판매량(비중)
1 PHMG-P 4,539,814 (45.63%)
2 CMIT-MIT 2,711,489 (27.25%)
3 BKC 1,853,986 (18.63%)
4 에틸알코올 57,239 (0.58%)
5 PHMG-H 50,683 (0.51%)
6 NaDCC 37,050 (0.37%)
7 PGH, PHMG-P 36,094 (0.36%)
8 기타(고체) 662,702 (6.66%)
9 기타(액체) 1,200 (0.01%)

사참위가 지난 1994년부터 2003년까지 10년 동안 판매된 기업별 판매량은 아래와 같다. 1994년과 1996년까지 판매량 1위 제품은 유공 가습기메이트다. 1997년은 옥시 가습기당번이다. 1998년과 2000녀까지 판매량 1위 제품은 LG생활건강 119가습기세균제거다. 특히 2001년부터 2011까지 판매량 1위 제품은 옥시 가습기당번(2003년 부터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판매량 2위 제품은 애경산업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다.

(단위: 개)

1994~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유공
가습기메이트
353,601
옥시
가습기당번
131,964 320,807 147,833 130,194 19,188
LG생활건강
119가습기
세균제거
124,000 228,000 240,000 156,000 204,000 140,000 20,000
애경
파란하늘
맑은가습기
12,325 30,670 40,714 -2,546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액체, 고체)
239,635 359,478 482,329 456,669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
250,657 269,214
* 1994~2003. 판매된 가습기살균제의 연도별 판매량
* 판매량은 2017. 환경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분담금 관련 현장조사 결과임

◇ 묵인된 (기업의) 거짓말들= 사참위는 1990년대 초기 가습기살균제 시장 형성 과정에서 유공, 옥시, LG생활건강, 애경산업 그 어느 기업에서도 제대로 된 안전성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위해, 이들 기업에서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이영순 교수실에 흡입노출 시험 의뢰(유공), 미국 연구소에 급성 흡입독성시험 의뢰(옥시), 살균력 시험 및 유해 물질 검사 의뢰(LG생활건강), 증기 테스트 실시(애경) 등을 거쳤지만,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된 안전성 검증은 아니었다.

더욱이 유공, 옥시, LG생활건강은 해당 시험 결과가 도출되기도 전에 제품부터 먼저 출시하였다. 가습기살균제는 사용 시 인체에 흡입되는 형태의 제품이므로 안전성 검증을 위해서 반드시 흡입독성시험을 실시했어야 하나, 그 어느 기업도 실시하지 않았다.

사참위가 또 가습기살균제 농도를 분석한 결과, SK케미칼, 애경산업, 옥시가 제조한 제품의 농도가 일정하게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옥시RB의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의 경우, 77개 제품에서 PHMG 농도가 최소 280ppm부터 최대 9,000ppm까지 32배의 차이가 났다. 그리고 판매 기간 2004년부터 2011년 동안, PHMG의 농도가 일정하게 검출된 사례는 없었다. 그리고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조·판매한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의 경우, 29개 제품에서 CMIT-MIT의 농도가 최소 11.8ppm부터 최대 227.9ppm까지 19배의 차이가 났다. 그리고 판매 기간 2002년부터 2011년 동안 CMIT-MIT의 농도가 일정하게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분석한 제품 중 미개봉된 9종 제품에서 동일한 제조업체가 제조한 가습기살균제의 농도가 각기 다르게 검출된 사실도 확인했다.

PHMG를 원료로 한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와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의 경우 모두 용마산업사에서 동일한 원료와 공정으로 제조하여 품번 형식도 비슷하나, 비슷한 시기 제조된 두 제품에서 500ppm의 농도 차이가 발생했다.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주요 살균물질 CMIT-MIT)의 경우, 2011년 2월 17일 제조된 미개봉 동일 제품 2개에서 MIT의 농도가 각각 17.84ppm, 34.88ppm으로 검출되어 농도가 2배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CMIT의 농도는 큰 차이(17.73ppm, 18.73ppm)를 보이지 않았다.

개봉된 제품의 경우, 물이 증발하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서 원료물질의 농도가 일부 달라질 수는 있지만, 같은 제조업체서 제조된 미개봉 제품들에서도 농도 차이가 발생한 것은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분명히 시사한다.

◇ 부실한 기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분담금= 사참위가 가습기살균제 성분분석 결과, 2017년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분담금 부과를 위한 현장조사에서 제품 내 화학물질 정보 등을 기업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부실하게 검증한 것을 확인했다.

맑은나라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제품에 살균물질이 없다는 이유로 분담금을 면제받았으나, 사참위 분석 결과 PHMG가 검출되었으며, 롯데마트 주부사랑 가습기파트너의 경우, 살균물질 없이 향만 첨가되었다고 하였으나, MIT가 검출되었다.

◇ 버려진 국민의 안전한 세상에 살 권리= 유공 가습기메이트가 시장에 출시된 이후, 살생 성분만 달리하여 유사한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시장에 나왔다. 이 과정에서 유공 가습기메이트가 제시한 사용방법인 ‘가습기 물통에 화학물질 함유 제품을 직접 넣어서 사용’하는 방법이 무분별하게 수용되었다. 또한 유공 가습기메이트 라벨에 표기된 ‘인체에 해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다수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에서 동일하게 또는 유사한 내용으로 ‘인체 무해’등 문구가 사용되었음을 확인했다.

‘인체무해’ 관련 문구 표기된 가습기살균제 목록
No. 물질 제품명 라벨 내용
1 CMIT/MIT 유공 가습기메이트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습니다
2 CMIT/MIT 동산 가습기메이트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습니다
3 CMIT/MIT SK 가습기메이트 인체에 안전합니다
4 CMIT/MIT 파란하늘 맑은가습기 인체에 해가 없는 파란하늘이 좋습니다
인체에 흡수되더라도 전혀 해가 없고
5 CMIT/MIT 애경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첫 번째 모델) 인체에 해가 없는 안전한 제품입니다
6 CMIT/MIT 롯데마트 주부사랑 가습기파트너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7 CMIT/MIT 한국까르푸 가습기세정제 인체안전성분
8 BKC 옥시 가습기당번 인체에 안전하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9 BKC LG생활건강 119가습기세균제거 인체에 안전한 성분으로 구성되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 PHMG P 옥시 가습기당번(PHMG 첫 번째 모델)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PHMG P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살균 999%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11 PHMG P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여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12 PGH, PHMG P 세퓨 가습기살균제 인체에 매우 안전한 세퓨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
PGH, PHMG P 세퓨 가습기살균제(파우치) 인체에는 매우 안전한 PGH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
유아 및 환자에 안전
13 PGH, PHMG P 아토오가닉 가습기살균제 인체 무해한 성분의 PGC
14 에틸알코올 아토세이프 가습기항균제 인체에 안전한 성분
15 산화은 등 옥시싹싹 가습기당번(고체) 살균 999% 아이에게도 안심
16 황토(Clayball) 등 이코볼 살균필터 인체에 무해하며
17 이산화규소 등 에코후레쉬 가습기용 항균볼 세정볼의 성분은 100% 천연 물질로서 인체에 무해
18 은나노항균볼 등 우리가족 안심볼 인체에 무해하나 먹지 마십시오
19 소르빈산칼륨 홈워쉬 가습기 살균세정 인체무해 성분 사용으로 안심, 안전가습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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